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82

절해 고도 - 치매행致梅行 · 203

절해 고도 - 치매행致梅行 · 203 洪 海 里 사방이 문이라도 나갈 문 하나 없고 어디든 길이라도 갈 길이 없습니다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땅 한 번 내려다본 게 언제였던가 가리산지리산 헤매는 어둠 속 소리칠 줄 모르는 바위 하나 봅니다 천년 세월이 빚은 말씀의 경전 산것들 눈물나게 하지 말라는 바위 얼굴의 빛깔과 무늬를 읽으며 가는 길이 늘 꽃길일 순 없다 해도 문 열고 갈 길을 내다볼 수 있기를 오늘도 소리 없이 울부짖으며 출렁이는 막막한 바다를 생각하다 시거에 바닷속으로 뛰어듭니다. * 큰들 님의 블로그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