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 치매행致梅行 · 212 돌아가는 길 - 치매행致梅行 · 212 洪 海 里 지상에 떨어져 나와 한평생 피다 돌아가는 길입니다. 백목련 꽃봉오리 위 푸른 나뭇그늘 가을 들녘의 논두렁 밭둑 눈 내리는 순백의 적막을 지나 이제 집으로 돌아갑니다. 아무도 없는 집으로 앞장선 여린 아내 뒤따르는 못난 사내. 집은 저 먼 ..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22
겨울바람 - 치매행致梅行 · 211 겨울바람 - 치매행致梅行 · 211 洪 海 里 푸른 이내 피던 골짜기 지나서 물이랑 놀고 있는 바다 건너서 눈물 젖은 하늘길 가는 발자국 뒤돌아보지 않고 가는 발자국 이승이 어디고 저승이 어디런가 바람만 불어 쌓는 굽이굽이 길. * http://cafe.daum.net/yesarts에서 옮김.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21
<시> 그믐달에게 - 치매행致梅行 · 210 그믐달에게 - 치매행致梅行 · 210 洪 海 里 미안하다 아내여, 널 사랑해서. 난 가고 싶다, 네가 차기 전에.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18
서리 산길 - 치매행致梅行 · 209 서리 산길 - 치매행致梅行 · 209 洪 海 里 버린다 버린다 하고 비운다 비운다 했는데 버리고 비운다는 말뿐이었는지 목숨 하나 업고 가는 것도 죄가 될까 몰라 젖은 마음 추스르며 서리 산길 홀로 가네.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18
뱀 - 치매행致梅行 · 208 뱀 - 치매행致梅行 · 208 洪 海 里 1. 이브여, 그대의 끝없는 잔소리가 지겨워, 나는 소리 없이 혓바닥만 날름댈 뿐이니, "쉬잇, 쉿!" 2. 한때는 이런 시절도 있었지 그래서 아내는 말을 다 버렸는가 아니 잊었는가 뱀띠인 나는 혓바닥만 날름댔던가 내가 독사나 살모사가 아니었던가. 3. 이제..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18
귀향歸鄕 - 치매행致梅行 · 207 귀향歸鄕 - 치매행致梅行 · 207 洪 海 里 生의 질긴 끈 놓지 못하고 허공에 매달려, 떠나온 물집과 불길 그리며 추억하다 돌아갈 바람의 고향 생각으로, 꼭 잡고 있는 저 머나먼 푸른 영원!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18
일생 - 치매행致梅行 · 206 일생 - 치매행致梅行 · 206 洪 海 里 물음표로 시작하여 소리[呱呱]치더니 수평의 시절이 가고 칠흑 어둠, 천 길 낭떠러지를 피해 장미소설 행간을 헤매다 백척간두의 잠자리 사람과 사람 사이를 날다 화살표 따라가면 수평과 수직의 나날을 지나 말없이 누워 있는 느낌표 하나 고작, 그것..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07
마음도둑 - 치매행致梅行 · 205 마음도둑 - 치매행致梅行 · 205 洪 海 里 내 몸속에 사는 도둑이 하나 있습니다 간 큰 이놈은 내 몸을 제 옷으로 입고, 때로는 가면을 쓰고 무엇이든 훔치려고 늘 좌불안석입니다 활짝 웃음을 띠고 있던 벚나무 갑작스레 눈물을 날리고 있습니다 순식간의 일입니다 때로는 꽃잎도 눈물이 ..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07
새해 선물 -치매행致梅行 · 204 새해 선물 -치매행致梅行 · 204 洪 海 里 정유년丁酉年 正月 초하루 가슴 설레는 새해 선물은 한 해라는 시간의 백지 한 장. 차가운 머리로 뜨거운 가슴으로 정갈한 손으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말로 차끈한 사랑의 언어로 진실되고 정확한 어휘로 시를 엮어, 자유와 생명과 자연을 찬양하..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7.01.01
절해 고도 - 치매행致梅行 · 203 절해 고도 - 치매행致梅行 · 203 洪 海 里 사방이 문이라도 나갈 문 하나 없고 어디든 길이라도 갈 길이 없습니다 하늘 한 번 올려다보고 땅 한 번 내려다본 게 언제였던가 가리산지리산 헤매는 어둠 속 소리칠 줄 모르는 바위 하나 봅니다 천년 세월이 빚은 말씀의 경전 산것들 눈물나게 하지 말라는 바위 얼굴의 빛깔과 무늬를 읽으며 가는 길이 늘 꽃길일 순 없다 해도 문 열고 갈 길을 내다볼 수 있기를 오늘도 소리 없이 울부짖으며 출렁이는 막막한 바다를 생각하다 시거에 바닷속으로 뛰어듭니다. * 큰들 님의 블로그에서 옮김. 시집『매화에 이르는 길』(2017) 2016.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