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게」 후편 -치매행致梅行 · 245 「꽃에게」후편 - 치매행 致梅行 · 245 洪 海 里 "아프다는 말 하지 마라. 그 말 들으면, 나도 아파 눈물이 진다." - 졸시「꽃에게」,『비밀』(2010) 전문 끝내, 아내는 꽃이 되어 누웠다. 내 눈에 눈물날까, 말 못 하는 꽃, 아니, 말 않는 꽃!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27
세월 - 치매행致梅行 · 244 세월 - 치매행致梅行 · 244 洪 海 里 "별, 꽃, 달, 풀, 강으로 된 한 편의 서정시이더니, 자식, 연탄, 세금, 건강, 걱정의 장편 통속소설이 되었다." - 졸시「아내 」,『대추꽃 초록빛』(1987) 전문. 지금은 와불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평안합니다. 내일은 걸어 다니는 부처 말이라도 하는 바위..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26
세탁하면서 - 치매행致梅行 · 243 세탁하면서 - 치매행致梅行 · 243 洪 海 里 어제는 세탁기를 세 번 돌리고 오늘은 다섯 번을 틀었습니다 빨랫감 무게에 허리가 휜 빨랫줄이 휘휘거리고 빨랫말미에 마르지 못한 빨래들 빈티가 납니다 그리도 내게 때가 많이 끼었나 봅니다 이제 날 세탁기에 넣어야 하겠습니다 아니, 빨랫..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17
약 - 치매행致梅行 · 242 약 - 치매행致梅行 · 242 洪 海 里 먹어도 치료가 되지 않는 약을 아침저녁으로 먹입니다. 알약을 못 삼키니 유발에 갈아서 복용시킨 지 벌써 몇 년째, 오늘도 아침에 다섯 알 저녁에 여섯 알을 깨고 갈아 먹입니다. 내일은 매화꽃이 피겠지 하며 억지로 먹이니 어디 꽃이 피겠습니까? 약은..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11
화답 - 치매행致梅行 · 241 화답 - 치매행致梅行 · 241 洪 海 里 1. 꾀꼬리가 왔다고 송홧가루 날리고, 휘파람새는 반갑다고 한 곡조 뽑고, 대밭의 죽순은 죽죽 치솟아 오르고, 바람은 새소리에 맞춰 몸을 흔들고, 2. 세상은 푸르게 서로 부르며 달려가는데, 자리에 누워 꼼짝 않는 아내는 대답이 없네. 꽃이 피고 새가 ..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11
꽃과 별 - 치매행致梅行 · 240 꽃과 별 - 치매행致梅行 · 240 洪 海 里 꽃을 노래하지 않는 시인이 있는가 별을 노래하지 않는 시인이 있는가 꽃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별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아낸 꽃을 쳐다보면서 꽃을 보지 않고 나는 별을 바라보면서 별을 보지 않고 지상에 꽃이 피어야 하늘엔 별이 뜨고 내가 봐..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11
눈물 부자 - 치매행致梅行 · 239 눈물 부자 - 치매행致梅行 · 239 洪 海 里 내 몸이 물이었구나 내 눈이 샘이었구나 나이 들면 눈물이 흔해진다더니 보는 것 듣는 것마다 날 울리네 딸을 시집보내면서 울고 친구가 먼저 떠나가 울고 "울지 말자, 울지 말자!" 하면서도 말없이 누워 있는 사람 보며 또 우네! * 인간이 한 생을 ..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10
깊고 멀다 - 치매행致梅行 · 238 깊고 멀다 - 치매행致梅行 · 238 洪 海 里 정은 깊어야 포근하고 깊으면 소리가 나지 않는다. 그리운 것은 멀리서 반짝이고 별은 멀어서 그립다. 그래서 사랑이다. 하여, 그리 깊고도 먼 것인가, 아내여! * 정情이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이나 그 현상을 말하는 ..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07
만찬 - 치매행致梅行 · 237 만찬 - 치매행致梅行 · 237 洪 海 里 삶은 감자 한 알 달걀 한 개 애호박고추전 한 장 막걸리 한 병. 윤오월 초이레 우이동 골짜기 가물다 비 듣는 저녁답 홀로 채우는 잔. * 여기 만찬은 시인 혼자만의 만찬입니다. 반찬의 가지 수가 세 가지나 됩니다. 삶은 감자와 달걀과 애호박고추전이 ..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06
한심한 봄날 - 치매행致梅行 · 236 한심한 봄날 - 치매행致梅行 · 236 洪 海 里 흘러가라, 물! 고여 있으면 썩는다. 바람아! 구멍을 만나 피리를 불어라. 울지 않으면 죽는다. 돌멩이도 취해서 애를 배는 봄인데, 아내여!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가고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먹고! * 홍해리 시인은 치매癡呆를 주제로 한 연작시..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