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 짬뽕 - 치매행致梅行 · 255 짜장 짬뽕 - 치매행致梅行 · 255 洪 海 里 비 오는 날이면 자장면이 먹고 싶다 짜장면 먹으면서, 짜장, 자장면처럼 울고 싶다 장마철이면 무릎 뼈마디 사이 전쟁이 한창, 천지가 질척질척한데 목구멍은 갈증으로 타는 팍팍한 사막이다 장마로 하릴없이 젖어 있는 하늘 마른 모래가 하염없..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8
늙은 소 - 치매행致梅行 · 254 늙은 소 - 치매행致梅行 · 254 洪 海 里 기댈 언덕 하나 없고 비빌 나무 한 그루 없는, 늙은 소야, 늙은 소야 덕석도 못 걸친 늙다리야. 배때를 쳐라 배때기나 쳐. 노랑회장저고리 입고 노량으로 노량으로, 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소야 그늘이 없어 영혼도 빈 소야!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8
동짓달 - 치매행致梅行 · 253 동짓달 - 치매행致梅行 · 253 洪 海 里 풀벌레 노랫소리 어느새 잦아들고, 빈 들녘 돌아가는 발길마저 가볍구나. 참나무 우듬지마다 겨우살이 퍼렇고, 우리 삶의 흔적이 끈끈한 지금 여기 아니라 머잖아 가야 할 그곳에 있을까 영원이란 것?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겨우살이)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8
아내에게 - 치매행致梅行 · 252 아내에게 - 치매행致梅行 · 252 洪 海 里 물 마른 샘에는 고기가 살지 못 하듯이 죽은 나무 가지에는 새가 깃들이지 않듯이 파투난 노름판에 개평꾼도 사라지나니 있이 사나 없이 사나 살아 있어야 제왕일러니 첫눈 내리는 날에는 너나 나나 열일곱이 되자. * 청상靑孀도 아닌데, 홀로 누..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8
늦늦가을 - 치매행致梅行 · 251 늦늦가을 - 치매행致梅行 · 251 洪 海 里 상강霜降 지나 물 마른 옹달샘 물끄러미 내려다보는 사슴의 눈빛 같은 마음 하나 허공에 띄우고 홀로 가는 길 팍팍하고 막막한. *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8
풍경 - 치매행致梅行 · 250 풍경 - 치매행致梅行 · 250 洪 海 里 폐선이 다 된 배가 둥둥 떠 있다. 고요한 바람에도 잔잔한 파도에도 이리저리 흔들리는 목선 한 척, 어디로 가나 어디로 가나. 해는 지고 달도 없는 밤에,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하나.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8
몸 - 치매행致梅行 · 249 몸 - 치매행致梅行 · 249 洪 海 里 세월을 버리면서 채워가는 헛재산. 쌓고 또 쌓아 올려도 무너지고 마는 탑.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7
가장 좋은 말 - 치매행致梅行 · 248 가장 좋은 말 - 치매행致梅行 · 248 洪 海 里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 없고 걱정거리 없는 집 없다는 말 있지 그래 너도 힘들지 내가 힘든 만큼 너도 그런데 이걸 가지고 내가 힘들다 해서야 아니야, 고맙지 해야지 이만한 것만도 다행이야 옆을 봐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 그래서 사..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3
풀이라는 이름으로 - 치매행致梅行 · 247 풀이라는 이름으로 - 치매행致梅行 · 247 洪 海 里 지레짐작하지 말고 풀! 하고 이름 한번 불러 보라. 아무 의미 찾지 말고 잠깐 멈춰 서서 풀이 되어 보라. 나도 한 포기 풀로 네 옆에 있고 싶다. 아내여, 우리도 풀이 되어 풀꽃이나 피우다 가자.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7.02
따로식구 - 치매행致梅行 · 246 따로식구 - 치매행致梅行 · 246 洪 海 里 아내는 침대에서 밥을 받아 먹고 나는 홀로 쓸쓸히 슬픈 식사를 한다 살아 있는 밥이어야 맛이 있지 맛없는 병든 밥은 밥도 아니다 고봉밥도 적던 시절이 있었거니 이제는 두어 술 깨죽깨죽거리니 이것도 식사를 하는 것인가 몰라 식구란 끼니를 .. 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2017.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