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행복론 - 치매행致梅行 · 368 행복론 - 치매행致梅行 · 368 洪 海 里 봐야 보이고 들어야 들리는, 마셔야 시원하고 먹어야 배부른, 만나면 즐겁고 보내고 나면 허전한, 안 갈 재간 없고 가면 못 오는 지금 여기. * 위의 사진은 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25
먹자타령 - 치매행致梅行 · 367 먹자타령 - 치매행致梅行 · 367 洪 海 里 가꿔 먹고 가려 먹고 갈아 먹고 갉아 먹고 같이 먹고 건져 먹고 고아 먹고 골려 먹고 구워 먹고 긁어 먹고 까서 먹고 깎아 먹고 깨어 먹고 꺼내 먹고 꺾어 먹고 끊어 먹고 끓여 먹고 나눠 먹고 나도 먹고 날로 먹고 내려 먹고 너도 먹고 녹여 먹고 놀..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24
와유음臥遊吟 - 치매행 致梅行 · 366 와유음臥遊吟 - 치매행致梅行 · 366 洪 海 里 물 찾아가는 발자국이 길을 내고 물을 따라 길이 간다 그래서 몸속에도 강물이 흐른다 들어보아라 아름다운 물길은 아름다운 소리로 생명은 푸른 소리로 땅속으로 스미고 스며들어 모두 하나가 된다 자연은 그대로 자연일 따름 세상에 법으..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24
처럼 또는 같이 - 치매행致梅行 · 365 처럼 또는 같이 - 치매행致梅行 · 365 洪 海 里 물결처럼 바람같이 낙타처럼 무소같이 상사화처럼 꽃무릇같이 동백꽃처럼 능소화같이. * 물결처럼 바람같이 태어나, 낙타처럼 무소같이 살다, 상사화처럼 꽃무릇같이 생각하며 그리워하며 사랑하다, 동백꽃처럼 능소화같이 깨끗하게 가는 ..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23
<시> 독毒 - 치매행致梅行 · 364 독毒 - 치매행致梅行 · 364 洪 海 里 세상에 가장 맛있는 건 독이라서 신은, 인간에게 그걸 허용하지 않았다 아직.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23
민들레 씨앗 - 치매행致梅行 · 363 민들레 씨앗 -치매행致梅行 · 363 洪 海 里 저렇게 가벼워져 떠나가리라 저 푸른 하늘로 다 버리고 날아가고 싶어라 저 너른 우주로 호! 하고 가볍게 불어 다오 멀리 날아가리라 후! 하고 멀리멀리 밀어 다오 나 이제 가벼이 날아가리라.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23
<시> 낙엽 한 장 - 치매행 致梅行 · 362 낙엽 한 장 - 치매행致梅行 · 362 洪 海 里 낮술이 과했나 보다 한길인지 마당인지도 몰라라 유혹하지 마라 불타는 독주여 아직은 해가 지지 않았다 노을이 불처럼 피고 있다 눈물도 마른 낮은 자리 목젖이 아픈 이곳이 하늘이다.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17
<시> 울인鬱刃 - 치매행 致梅行 · 361 울인鬱刃 - 치매행致梅行 · 361 洪 海 里 부처님 미소 같은 한란寒蘭 꽃 피었다 날빛 푸른 칼이 달빛 받아 춤을 춘다 울인鬱刃 하나 가슴속에 품어야겠다 겨울 오고 갈 길 멀어 마음만 바쁘다. * 울인鬱刃 : 독약을 바른 칼 * 제주한란, 2005.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17
수의에는 왜 주머니가 없는가 - 치매행致梅行 · 360 수의에는 왜 주머니가 없는가 - 치매행致梅行 · 360 洪 海 里 뼈는 바위가 되어 산으로 솟고 살은 흙으로 돌아가 논밭이 되리라 피는 물이 되어서 강과 바다를 이루고 숨은 바람이 되어 푸나무들 숨통 틔우고 넋은 비잠주복의 생명이 되어 뛰어놀리라 주머니는커녕 수의인들 무슨 필요가 있으랴! * 감상 떠나는 날에는 돌아보지 않기로 내 뼈 한 조각에 내 살 한 점에 내 숨 한 모금에는 사랑한 기억만 남기노라 떠나는 날에는 붙잡지 않기로 하늘에 나는 새와 헤엄치는 물고기와 광야를 달리는 짐승과 은밀하게 기어다니는 벌레들에게 내 시를 돌려주노라 누군가 불을 켜는 저녁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고 붙잡을 수 없는 곳으로 가고 어디선가 내 시를 읽는 이 당신이 남긴 시를 읽는 이 또 시인의 집을 짓고 살고 - 금강하..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15
슬행膝行 - 치매행致梅行 · 359 슬행膝行 - 치매행致梅行 · 359 洪 海 里 어제는 물이었고 내일은 불이다 어제와 내일 사이 노굿이 일 듯 노량으로 노량으로 가고 있다 물도 마르고 바람도 불지 않는 곳 늙마른 잡초 몇 개 버석이는 임자도 없는 그곳을 향해 무릎으로 기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고 있다. ===============.. 시집『이별은 연습도 아프다』(2020) 2018.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