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갈대 갈대 洪 海 里 올 때 되면 올 데로 오고 갈 때 되면 갈 데로 가는 철새들이 오는 걸 미리 알고 무리 지은 갈대는 꽃을 피워 하늘을 향해 흔들고 있는 것이다 저 새들의 날개짓이 갈대를 따뜻하게 했으니 갈대는 스스로 몸을 꺾어 날개죽지에 부리를 묻고 밤을 지새는 새들의 보금자리가 되.. 시화 및 영상詩 2010.02.22
<시> 샘 샘 洪 海 里 요즘은 선생님을 샘이라 부른다 샘에서는 지혜, 사랑, 이해, 배려, 의리, 양보, 관용, 정과 꿈이 솟아난다 깊은 샘은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물에 빠져도 박차고 오를 줄 안다 샘, 샘, 하는 아이들 가슴에서 물이 솟는다 겨울에도 꽃이 퐁퐁 솟는 소리 들린다 선생님은 샘이다. 바닥.. 시화 및 영상詩 2010.02.18
<시> 눈 * 위의 눈사람은 dada 님의 블로그에서 옮김. 눈 洪 海 里 누가 뜰에 와서 들창을 밝히는가 차마 문을 열지 못하고 마음만 설레고 있는 홀로 환한 이승의 한 순간. 시화 및 영상詩 2010.02.16
<시> 설매雪梅 * 위의 매화는 김창집 님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에서 옮김. 설매雪梅 洪 海 里 밖에는 눈이 내려 쌓이고, 방안에선 매화가 벙글었다 핀다 언제적 눈맞춤이 꽃으로 맺고 또 언제적 입맞춤이 이리 향기로운가 언뜻, 밖에 눈이 멎고 천지가 고요하다 피는 듯하던 꽃이파리 하늘 가득 날리다니 금방 .. 시화 및 영상詩 2010.02.15
<시화> 쑥부쟁이 / 그림 : 김성로 화백 쑥부쟁이 시 : 洪 海 里 그림 : 김 성 로 산등성이 돌아서 바람 가는데 해 종일 기다리는 여린 누이야 기나긴 근심 걱정 눈이 짓물러 가지 끝에 매다는 연자주 꽃잎 널 보는 이들마다 마음이 휘어 눈물 찍어 꺽꺽꺽 울음 토해도 오늘은 돌아서서 울지 말거라 쑥 내음 안섶 여민 어린 누이야. 시화 및 영상詩 2010.02.10
<시> 입춘立春 <이 계절의 시> 입춘立春 洪 海 里 겨우내 조용하던 햇살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한다 깜짝 놀란 강물이 칼날을 번쩍이며 흘러가고 죽은 듯 움츠려 있던 나무들이 무거운 잠을 눈썹 끝에 달고 연초록 깃발을 꽂으며 시동을 걸고 있다 새들도 솜털깃을 털어내며 아름다운 전쟁 준비에 한창, 문득 문.. 시화 및 영상詩 2010.02.04
<시> 친구를 찾아서 친구를 찾아서 洪海里 먼저 간 친구를 찾아 산을 오르는데 도랑가 물봉선화가 빨갛게 피어 개울개울 흘러내리는 물소리와 참나무 그늘을 밝히고 있었네 오래 전에 가신 어머니 곁 쑥 억새 바랭이 방가지똥 얼크러져 부산을 떠는 자리 때늦은 꿩이 한번 울고 갔다 '얼굴을 만들어야지'* 하며 바쁘던, 평.. 시화 및 영상詩 2010.02.03
<시> 동백꽃 동백꽃 - 보길도 시편 3 洪 海 里 기름기 잘잘 도는 섬 여인네 그녀의 정념보다 더 뜨거운 불 동백꽃이 피우는 불길은 기름 도는 초록빛 그 연기가 바다로 바다로 가서 섬을 만들고 섬마다 동백나무 불을 지펴서 떠도는 나그네 가슴 녹이네. -시집『淸別』(1989) * 김창집 님의 블로그(http://blog.daum.net/jib17).. 시화 및 영상詩 2010.01.31
<시> 황태의 꿈 황태의 꿈 / 洪海里 아가리를 꿰어 무지막지하게 매달린 채 외로운 꿈을 꾸는 명태다, 나는 눈을 맞고 얼어 밤을 지새고 낮이면 칼바람에 몸을 말리며 상덕 하덕에 줄줄이 매달려 있는 만선의 꿈 지나온 긴긴 세월의 바닷길 출렁이는 파도로 행복했었나니 부디 쫄태는 되지 말리라 피도 .. 시화 및 영상詩 2010.01.26
<詩> 난蘭 앞에 서면 난蘭 앞에 서면 / 洪海里 천상천하의 바람도 네 앞에 오면 춤, 소리 없는 춤이 된다 시들지 않는 영혼의, 적멸의 춤이 핀다 별빛도 네게 내리면 초록빛 에메랄드 자수정으로 백옥으로 진주로 때로는 불꽃 피빛 루비로 타오르고 순금이나 사파이어 또는 산호 그렇게 너는 스스로 빛나는데 .. 시화 및 영상詩 2010.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