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동훈 시인 추천『비밀』시편 설마雪馬 洪 海 里 눈처럼 흰 말 눈 속에 사는 말 눈 속을 달려가는 말 설마 그런 말이 있기나 하랴마는 눈처럼 흰 설마를 찾아 눈 속으로 나 홀로 헤맨다 한들 설마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만 말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말 달려가는 요란한 소리만 들려올 뿐 한평생 허위허위 걸어온 길이라 해도 앞이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2.13
<시> 시집『비밀』의 시 12편 타작打作 洪 海 里 엊저녁에는 밤새도록 깨를 털었다 깻단을 두드리지 않아도 깨가 투두둑투두둑 쏟아져 내렸다 흰깨 검은깨 볶지 않아도 고소한 냄새 방안에 진동했다 날이 희붐하게 새었을 때 머리맡에 놓인 멍석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시의 씨앗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런 날 밤이면 하늘에는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2.12
<시> 황연진 시인 추천《비밀》시편 설마雪馬 洪 海 里 눈처럼 흰 말 눈 속에 사는 말 눈 속을 달려가는 말 설마 그런 말이 있기나 하랴마는 눈처럼 흰 설마를 찾아 눈 속으로 나 홀로 헤맨다 한들 설마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만 말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고 말 달려가는 요란한 소리만 들려올 뿐 한평생 허위허위 걸어온 길이라 해도 앞이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2.12
<시> 방인자 시인 추천《비밀》시편 타작打作 洪 海 里 엊저녁에는 밤새도록 깨를 털었다 깻단을 두드리지 않아도 깨가 투두둑투두둑 쏟아져 내렸다 흰깨 검은깨 볶지 않아도 고소한 냄새 방안에 진동했다 날이 희붐하게 새었을 때 머리맡에 놓인 멍석에는 깨알 같은 글씨로 시의 씨앗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이런 날 밤이면 하늘에는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2.10
<시> 시집『비밀』의 짧은 시 20편 <시집『비밀』의 짧은 시 20편> 막막 洪 海 里 나의 말이 너무 작아 너를 그리는 마음 다 실을 수 없어 빈 말 소리없이 너를 향해 가는 길 눈이 석 자나 쌓였다. 5월 무슨 한이 그리 깊어 품을 닫는지 그리움만 파도처럼 터져 나오고 밀려오는 초록 물결 어쩌지 못해 임자 없는 사랑 하나 업어 오겠네...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2.10
<시> 풀꽃 한 채 풀꽃 한 채 / 洪海里 겨우내 설계하고 봄이 오자 지상에 집 한 채 세우는구나 꽃등 곱게 밝히고 「채근담」을 펼치다 담담하니 홀로 여는 손이 흙으로 바람으로 물로 빚은 빛을 내품고 있네 옆에서는 산새들이 지절대고 하늘엔 무심한 구름장 날다. 홍해리 시집『은자의 북』(1992)에서 * 동산 최병무 시..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2.02
<시> 그리움을 위하여 그리움을 위하여 / 洪海里 서로 스쳐 지나면서도 만나지 못하는 너를 보고 불러도 들리지 않는 너를 허망한 이 거리에서 이 모래틈에서 창백한 이마를 날리고 섰는 너를 위하여, 그림자도 없이 흔들리며 돌아오는 오늘밤은 시를 쓸 것 만 같다 어두운 밤을 몇몇이 어우러져 막소주 몇 잔..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1.31
<시> 길에 대하여 길에 대하여 / 洪海里 한평생을 길에서 살았다 발바닥에 길이 들었다 가는 길은 공간이고 시간이었다 공간에서 제자리를 가고 시간에선 뒷걸음질만 치고 있었다 샛길로 오솔길로 가다 큰길로 한번 나가 보면 이내 뒷길로 골목길로 몰릴 뿐 삶이란 물길이고 불길이었다 허방 천지 끝없는 밤길이었다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1.29
<시> 종鐘이 있는 풍경 外 4편 종鐘이 있는 풍경 / 홍해리 1 종은 혼자서 울지 않는다 종은 스스로 울지 않고 맞을수록 맑고 고운 소리를 짓는다 종鐘은 소리가 부리는 종 울림의 몸, 소리의 자궁 소리는 떨며 가명가명 길을 지우고 금빛으로 퍼지는 울림을 낳는다 2 종은 맞을수록 뜨거운 몸으로 운다 나의 귀는 종 소리가 고요 속에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1.15
<시> 몸을 바치다 外 4편 몸을 바치다 / 홍해리 몸을 바친다 몸을 준다는 게 무엇인가 사는 것이 몸을 파는 일 몸을 사는 일이니, 어미는 자식에게 몸을 주고 아비는 한평생 몸을 바친다. 어제는 밥에게 몸을 팔고 오늘은 병에게 몸을 준다. 그는 돈에 몸을 사고 너는 권력에 몸을 바친다. 술집거리에서 웃음을 팔고 몸을 주는 사..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10.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