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계영배戒盈杯 외 5편 계영배戒盈杯 / 홍해리 속정 깊은 사람 가슴속 따르고 따루어도 가득 차지 않는 잔 하나 감춰 두고 한마悍馬 한 마리 잡아 타고 먼 길 같이 떠나고 싶네 마음 딴 데 두지 마라, 산들라 세상에 가장 따순 네 입술 같이나 한잔 술이 내 영혼을 데우는 것은, 불꽃으로 타오르는 그리움처럼 줄지도 넘치지도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2.25
<시화> 첫눈 外 4편 첫눈 / 홍해리 하늘에서 누가 피리를 부는지 그 소리가락 따라 앞뒷산이 무너지고 푸른빛 하늘까지 흔들면서 처음으로 처녀를 처리하고 있느니 캄캄한 목소리에 눌린 자들아 민주주의 같은 처녀의 하얀 눈물 그 설레이는 꽃이파리들이 모여 뼛속까지 하얀 꽃이 피었다 울음소리도 다 잠든 제일 곱고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2.21
<시> 겨울 밤에 께어서 外 5편 겨울밤에 깨어서 / 홍해리 깊은 밤의 칠흑을 다 이겨서 전신으로 빚어내는 긴긴 밤을 갈증으로 출렁이는 해일같이 넘쳐나는 슬픔으로 빚어내는 가슴속 활활 지피는 열기 그 짙은 흙냄새로 빚어내는 아름답고 곧은 말씀 하나를 그대는 멀리 서서 바라만 보고 한 걸음 다가서면 두 발짝 물러서서 눈 감..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2.14
지는 꽃에게 묻다 外 5편 지는 꽃에게 묻다 / 홍해리 지는 게 아쉽다고 꽃대궁에 매달리지 마라 고개 뚝뚝 꺾어 그냥 떨어지는 꽃도 있잖니 지지 않는 꽃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피어나 과거로 가는 길 그리 가까웁게 끌고 가나니 너와의 거리가 멀어 더욱 잘 보이는 것이냐 먼 별빛도 짜장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이냐. 바다와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2.11
<시> 억새 날다 外 4편 억새 날다 / 홍해리 웃는 걸까 우는 걸까 웃음이 울음 속으로 들어가고 울음이 웃음 밖으로 나오니 이승인지 저승인지 모를 일, 바람 따라 온몸을 흔들면서 때로는 허리 꺾어 몸을 뉘고 산이 떠나가도록 고함을 친다 그 소리에 문뜩 산이 지워진다 굽이치는 것은 은빛 강물 소린가 천파만파 파도 치는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2.05
<시> 새벽 세 시 外 4편 새벽 세 시 / 홍해리 부르릉부릉 낡은 오토바이의 새벽 세 시 툭! 하고 내려앉는 신문의 새벽 세 시 매화나무 톡! 풍경 건드리는 새벽 세 시 우주가 화들짝 눈을 뜨는 새벽 세 시. 친구를 찾아서 / 홍해리 먼저 간 친구를 찾아 산을 오르는데 도랑가 물봉선화가 빨갛게 피어 개울개울 흘러내..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30
<시> 그리운 지옥 · 봄 外 3편 그리운 지옥 · 봄 / 홍해리 서방님! 하는 아주 고전적인 호칭으로 산문에 들어서는 발목을 잡아 세워서 삼각산 바람소린가 했더니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고 꽃 속의 부처님만 빙긋이 웃고 있네. -월간『우리詩』(2009. 5월호) 봄밤의 꿈 / 홍해리 백목련이 도란도란 달빛과 놀고 있고, ..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29
<시> 한 끼 식사 外 6편 한 끼 식사 / 홍해리 겨우내 이 나무 저 나무로 동가식서가숙하던 직박구리 한 쌍 매화꽃 피었다고 냉큼 찾아왔다 여름도 한겨울이던 50년대 물로 배를 채우던 시절 꿀꿀이죽은 꿀꿀대는 소리가 나긴 했지만 맛이야 꿀맛이 아니었던가 가지마다 사푼사푼 옮겨앉아 꽃치마 속에 뾰족한 부..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26
<시> 晩才島 詩篇 · 3 外 4편 고기잡이 - 晩才島 詩篇 · 3 / 홍해리 수평선에 걸려 있는 고깃배 던지고 있는 불빛 유혹은 낚시든 그물이든 사랑이란 황홀한 것이어서 눈멀어도 환한 세상이지만 고기 떼는 스스로 눈멀고 만다 불빛으로 유혹하지 마라 하늘에 빛나는 별로 족하다 어차피 가야 할 生이라면 한 번쯤 발광이라도 해야지..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25
<시> 빈 들 外 3편 빈 들 / 홍해리 가을걷이 끝나고 눈 시린 하늘 아래 빈 들에 서면, 빈들 빈들, 놀던 일 부끄러워라 빈 들만큼, 빈 들만큼 부끄러워라 이삭이나 주우러 나갈까 하는 마음 한 켠으로 떼지어 내려앉는 철새 떼 조물조물 주물러 놓은 조물주의 수작들! 해질녘 / 홍해리 꽃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이 팽팽하다 서.. 洪海里 詩 다시 읽기 2009.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