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론> 임보 시인을 말한다 / 洪海里
임보 시인를 말한다 洪海里(시인)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일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었다. 하물며 한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니 두렵고 막막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내가 임보 시인에 대해서 아는 것이 무엇인가 하고 가만히 생각해 보니 머릿속이 갑자기 텅 비는 느낌이다. 임보 시인은 누구인가? 그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는 지금 몇 시인가? “너, 임보! 참 미련ㅎ고 겁 많은 녀석! 한때는 천재이기를 바라고 시작했던 네 유년의 시, 생각하면 우습기 짝이 없는 게으른 둔재인 것을---. 열다섯 해 동안 끈질기게 써 모은 작품이란 것이 겨우 30여 편, 너, 임보! 지독히 형편없는 친구야!” 이것은 1974년에 나온 그의 첫 시집 『林步의 詩들 59 · 74』의 서문에서 앞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