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75

<시> 모깃불을 피우며

모깃불을 피우며 洪 海 里 모깃불을 피우며 洪 海 里 길가 잘 자란 다북쑥을 잘라 모았다 보릿집 불을 피워 쑥으로 덮으면 하늘 가득 별들이 쏟아져 내리고 앵앵대며 무차별 폭격을 하던 저 무정한 모기 떼가 눈물을 찍는 한여름밤 모깃불 향기로워라 오늘은 허위허위 고개 넘고 물 건너 강원도 홍천 고을 산마을에 와서 매캐한 쑥 타는 냄새에 다시 어려 옥수숫대 넘겨다보는 고향을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