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투명한 슬픔』1996 76

<시> 해당화

해당화 洪 海 里 그해 여름 산사에서 만난 쬐끄마한 계집애 귓불까지 빠알갛게 물든 계집애 절집 해우소 지붕 아래로 해는 뉘엿 떨어지고 헐떡이는 곡두만 어른거렸지 저녁바람이 조용한 절마당을 쓸고 있을 때 발갛게 물든 풍경소리 파·르·르·파·르·르 흩어지고 있었지 진흙 세상 속으로 환속하고 있었지. - 시집『투명한 슬픔』(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