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 및 영상詩 1303

[스크랩] <시그림> 인연 / 洪海里

인연 / 홍해리 해질 녘 속리산으로 가는직행버스 차창으로아주 잠깐 내뵈인그의 가느다란 눈웃음다실 등나무 뒤에 숨어서간질이듯 나의 시장기를 허물고 있네누굴까등나무 뒤에 숨어서뵈일 듯 안 보이는 그는해질 녘 구름밭에서 혼자 거닐다서천에서 내렸는지 몰라엊그제 꿈 속으로 왔다가슴 쪽대문도 두드리지 않고돌아가버린 그림자빛의그 아주 가느란 눈웃음이가슴도 허물고 있네.  (『投網圖』1969 )     본명: 洪峰義충북 청원 출생 1964년 고려대학교 영문과 졸업 시집으로『투망도』,『화사기』,『무교동』,『우리들의 말』,『바람 센 날의 기억을 위하여』,『홍해리 시선』,『대추꽃 초록빛』,『청별』,『은자의 북』,『난초밭 일궈 놓고』,『투명한 슬픔』,『애란』등 『산상영음』,『바다에 뜨는 해』,『원단기행』등 현재 월간 『牛..

[스크랩] <시그림> 메밀꽃

메밀꽃 /洪海里  친정과 시집 사이아내의 눈물 한 쪽수줍게 수줍게하얀 밤바다 핀다달빛 잠재운 늪이듯식은땀 흘리는서른 셋의 꽃이파릴싸고 돌면서나의 바람을 잡는아내의 女子신음으로 신음으로밤을 밝히는시퍼런 살 밖으로아내의 안달은 일어서다가가슴에 와서언뜻눈이 내려 눈이 내려아내의 옆구리잠 못 드는 달도 내리고지천이다 지천이다울고 가는젖은 목소리기러기 하늘의 寂寞.(1976)   메밀꽃   소복을 한 젊은 여자가달빛과 달빛 사일 오가며천상에서 바랜 옥양목 한 필을산간에 펼쳐 널고 있다겨드랑이 아래로 사태지는 그리움저 서늘한 불빛으로 달래며천년을사루어도 다 못할 정을하얀 꽃으로 피우고 있다달이 이울면 산이 쓸리고반쯤 젖어 흔들리는 고운 목소리알몸의 어둠을 하얗게 밝히고 있다.(1976)

[스크랩] <시그림> 안개를 말하다

점령군인,아니 빨치산 대장의 정부인 그 女子벙어리장갑처럼 배가 부른 그 女子오리를 품고 오리를 가도 오리를 잡지 못하고오리무중이 되는 그 女子시도때도없이 정분이 나슬슬슬 살 비비며 비단치마 걷어올리는속수무책인 그 女子고무풍선인 그 女子이 지상의 마지막 로맨티시스트인 그 女子은밀한 음모를 품고 쥐죽은 듯 스며드는 그 女子온몸이 발이요 날개인 그 女子한없이 부드럽고 한없이 막강한 그 女子무시로 몸을 바꾸고, 버리는, 물인 그 女子주머니가 없는 그 女子텅 빈 여자, 빈손인 그 女子눈물뿐인 그 女子,안개인 女子, 너는 어디 있는가.詩: 洪海里 音: 푸치니 나비부인 중에서 '허밍코러스'畵: 구스터브 클림트 출처 : 블로그 > lukemom | 글쓴이 : 金銀珠 [원문보기]

[스크랩] <시그림> 난초밭 일궈 놓고

난초밭 일궈 놓고洪海里 지난 '92년에 펴낸 『은자의 북』에 이어 열 번째 시집『난초밭 일궈 놓고』를 이번에도 80편의 작품으로 엮었다.작품들은 지난 번의 시집에 수록된 시편들과 별 차이가없다. 작품의 배열도 호흡이 짧은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긴작품의 순서로 한 것도 동일하다. 詩는 짧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그러나 주제가 미리 정해진 경우에는 시가 자꾸 길어지는 병폐가 내게 있다. 이것을 치유할 비책을 찾아 다음에 내는시집은 정말 짧고 재미있어 읽히는 작품만으로 엮고 싶다.시를 쓰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詩는 사람이 피워내는 꽃이요, 영혼의 사리이다. 필생의화두인 業이다. 그 동안 에서 지내다 창을 열면 북한산의仁壽, 白雲, 萬景이 품에 안기는 곳에 의작업실 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