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選集『시인이여 詩人이여』2012 94

<시> 연지비익

연지비익連枝比翼 - 애란愛蘭 洪 海 里 난을 사랑한다 함은 우주를 품어안음이니, 바위 깊이 수정 지주를 세우고 지상에 녹색 보석 궁전을 지어 반야의 길을 찾아 천리길을 나서네 푸른 잎술에서 나는 향그런 풍경소리 깊숙이서 차오르는 영혼의 노래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리움에 목이 젖으면 떼기러기 띄우고 해와 달 엮어 기인 목 뽑아 눈물 같은 향 피우네 천지간에 사무치는 한넋으로 돌아보는 세상은 늘 저만치 비켜서 있고 차가운 불길 가슴을 태워, 그리고 그리는 연지비익連枝比翼이여! *때도 없이 길고 긴 코로나 경보 전화도 지겹다. 밖에 장대빗소리 바라보다가 "동남루"(어효선 선생님 휘호) 난들과 특별히 실내 남창 볕이 가까운 곳에 관리하는 난들에 눈맞춤으로 보내는 시간이다. 아내는 먼 시선에 그런 사람을 뭐라 말은..

<시> 해당화

해당화 홍해리(洪海里) 그해 여름 산사에서 만난 쬐끄마한 계집애 귓불까지 빠알갛게 물든 계집애 절집 해우소 지붕 아래로 해는 뉘엿 떨어지고 헐떡이는 곡두만 어른거렸지 저녁바람이 조용한 절마당을 쓸고 있을 때 발갛게 물든 풍경소리 파 ·르·르·파·르·르 흩어지고 있었지 진흙 세상 속으로 환속하고 있었지. (시집『투명한 슬픔』1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