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시집『금강초롱』(2013) 119

<시> 목백일홍

목백일홍 洪 海 里 어디선가 배롱배롱 웃는 소리 들렸다 해질녘 저 여자 홀딱 벗은 아랫도리 거기를 바람이 간지럼 태우고 있었다 깔깔깔 서편 하늘로 빨갛게 오르는 불을 끄려 제 발 저린 바람은 손가락 볼우물을 파고 제 마음 뜸들일 새도 없이 추파를 흘리는 여자 자리자리 꺄륵꺄륵거리며 포롱포롱 날아오르는 저 여자 엉덩이 아래 깔리는 그늘도 빨개 몸이 뜨거워져 설레는 것은 내가 아니었던가 나 아니었던가 몰라. * 고인돌 위의 돌탑과 배롱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