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봄이 오면 눈은 녹는다』(2018) 105

침묵의 나라 - 치매행致梅行 · 281

침묵의 나라 - 치매행致梅行 · 281 洪 海 里 뭐라 하면 알아 듣는 것인지 눈을 끔벅끔벅 깜박이다 감아 버립니다 나를 원망하는 것인지 내가 불쌍하다, 한심하다는 것인지 종일 말 한마디 없는 아내의 나라는 한낮도 한밤중입니다 말의 끝 어디쯤인가 달도 오르지 않고 별도 반짝이지 않는 그곳을 혼자 떠돌고 있는 것인지 아내는 말 없는 말로 내게 속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