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 시야詩野! 시야 시야詩野! 洪 海 里 긴불긴간에 쓰고 살겠다니 내 속이 나를 속이겠는가 가물과 가뭄이 어떻게 다른가 가물가물 오락가락하는 내가 마음속 곰비임비 쌓이는 생각 하나하나 제대로 벼리지도 못하면서 으면 으 아면 아야지 으밀아밀하지 말아야지 혼자 걸으면 빨리 간다 해도 징은 바람의 길이 멀어 빨리 울지 않는다 느리게 느리게 울며 가는 징처럼 너도 부디 그러 하거라 시인은 시를 읽지 않고, 산다 우이를 잡아 시를 살아라!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3.10
꿈의 시인 꿈의 시인 洪 海 里 시인이 되고 싶으신가, 그럼거충거충 하지 말고 한무릎공부하는말[言]의 내시[寺]가 되시게시란 새로운 말씀으로 짓는 절[寺]이라네새벽부터 한밤중까지울어 쌓는 떼매미들소리탑도 짓지 못하고 말면말껍질밖에 남는 게 없다네부디 매미는 되지 마시게꿈은 깨고 나면 아무것도 없다네.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3.10
참 모를 일 참 모를 일 洪 海 里 아침에 눈 뜨면감사 기도를 하고 잠들면 그대로 죽기를 또얼마나 소망하는가 안 죽을까 걱정 않고 사는 게 행복인 것인가 사는 것 죽는 것누구 맘대로 하는 것인지 참 모를 일이로다죽고 사는 일!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3.02
이 사내가 사는 법 이 사내가 사는 법 洪 海 里 우연이 필연을 만나 인연이 된다는데 꼴리면 꽂고 물리면 빨고 밀리면 날고 쏠리면 쏟고 달리면 쏘고 놀리면 놀고 딸리면 앉고 헐리면 쌓고 팔리면 사고 걸리면 차고 굴리면 울고 곯리면 먹고 양지기인들 어떻고 양치기인들 어떻겠는가 은린옥척인들 어떻고 김지이지인들 어떠랴 세상 사람 사는 일이 말랑말랑 몰캉몰캉 명랑젓 씹은 듯 씹힌 듯 산 들 어쩔 것인가 살아 본들 또 어떨 것인가!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3.02
길 길 洪 海 里 네 살 집 네가 지어라 밥 한 숟갈이 한숨이고술 한잔이 눈물이니, 자연이란 신, 시간이란 신, 어머니란 신, 세상이란 신, 나라는 신, ~~~~~~, 삶을 짓는 일이란자연의 품에 안기는 것그 속으로 사라지는 일 또한 다르겠느냐 네 갈 길너 나갈 문 네가 열어라.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3.02
눈썹에 등을 달다 눈썹에 등을 달다 洪 海 里 세상의 주인은 너야힘들고 지쳤지애썼다 외롭고 괴로운 게 인생이야 머슴이 되어주인을 바라보지 말고 눈썹에 등을 달고세상을 보아라!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3.02
가면의 힘 가면의 힘 洪 海 里 가면의 힘은 교활하다 황소보다 더 세다 가면은 투명하다 그래서 무섭다 센 것이 아니라 무섭다 보이지 않는다 과거도 속도 없다 COVID-19시대 눈에 보이는 가면을 쓰고 우리는 산다 감춰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가 감추고 싶은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한날한시를 같은 날 같은 시라고 한들 달라질 게 무엇인가 변장했다고 면장을 몰라보겠는가 가면에는 시계가 없고 거울도 창문도 없다 그게 가면의 힘이다.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3.02
이쁜 순이 이쁜 순이 洪 海 里 여리디여린 풀 한 포기도 철이 없어 한여름 독한 볕과 벼락으로 가슴을 도려내지만 제자리를 지키며 연둣빛 꿈까지 다 바래도 가을이면 어엿한 어미가 된다 당당하고 떳떳한 어미가 된다.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3.02
지금 여기 지금 여기 洪 海 里 어제에 가 보니 오늘이 낫고, 내일에 가 보니 별것 아니네. 그러니 세상은 지금 여기 겨드랑이 간질이니 사타구니 땀나네. 『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2022.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