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시간의 발자국』(미간) 408

2020 · 봄

2020 · 봄 洪 海 里  꽃이 피어도 향기가 없고새가 울어도 울림이 없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사람이 없다 비참한 봄이다환멸의 봄이다 치욕의 나날이다텅 빈 세상의 봄! * 2010.05.11. 일기.                                                                                                                                                               삼월 스무여드레, 청룡 언월도靑龍偃月刀 하나 동쪽 새벽하늘에 떠 있다. 칼날이 내뿜는 푸른빛이 하늘을 다 잡고 있다.烏竹은 밤에만 먹을 가는가 보다.아침에 나가 보면 어제 보이지 않던 죽순이 솟고 있다.오늘 아침에도 죽순이 몇 ..

지분知分 2021

지분知分 2021 洪 海 里 달콤한 말에 솔깃하다 귀를 쉽게 주지 마라 귀가 얇다 옅다 눈물 날 일 있으리니 귀 탓인가 내 탓인가 때는 이미 늦어 해는 지고 칠흑의 밤바다 등대도 이미 죽었다. 세상 욕심 낼 일 없다 네가 지분지분거려도 지 분수대로 사는 것 쉬워도 쉽지 않느니 꽃들이 몸을 열어도 비참한 봄날 새들도 귀를 닫았는지 산천이 적막경寂寞經을 읊고 있다. * 2020. 04. 10. 동아일보. 홍진환 기자.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이란 무엇인가 洪 海 里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이란 것이 있긴 한 것인가 국내 1점 뿐인 카본 명품시계 서울 강남구 갤러리아명품관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위블로의 ‘스피릿 오브 빅뱅 투르비옹’ 한정판을 선보인다고 22일 밝혔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카본 소재로 만들었으며 국내에 단 1점만 들어왔다. 가격은 1억4000만 원대. - 동아일보(2020. 03. 24.)

파자破字놀이

파자破字놀이- 장어[鰻] 洪 海 里   어느 해 가을날이었것다시인 셋이서 우이동 '물맑'에 모여 장어를 굽는디술 몇 잔에 불콰해진 산천에 취해파자놀이를 하는디 이렇게 노는 것이었다 장어 '만鰻'자를 놓고 노는디, 한 시인은 "이 고기[魚]는 하루[日]에 네[四] 번을 먹고또[又] 먹어 힘이 좋기 그만이라!" 하고, 마주앉은 시인은 "이 물고기는 맛이 좋아 하루에 네 번을 먹어도 또 먹고 싶으니라!" 하니, 그 옆에 앉은 시인은 "이 고기를 먹으면 하루에 네 번을 하고도 또 하고 싶다더라!" 하며, 먹고 마시고, 먹고 마시면서 노는디, 장어의 힘이 그만이라고 자랑하고, 그 맛을 추켜세우기도 하고,또 그 효능이 최고라고들 떠들어 대는구나, 가만히 보니 고기는 어두일미魚頭一味라는데 누가 떼어 먹었는지 머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