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 무등 좋은 날 " / 道隱 정진희 시인
“무등, 무등 좋은 날” 道隱 정진희(시인) 1) 시집을 열며 아내가 정리한 깨끗한 집안, 때맞춰 옷 갈아입고 반듯해진 내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안히 잠을 자는 동안에 우이동 세란헌 홍해리 시인의 집에는 치매로 말을 잃은 아내의 간병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내며 오늘도 잠들지 못하는 노시인이 있다는 생각을 하다 보면 나는 이렇게 편안하게 살아도 괜찮은가? 시인은 왜 늘그막에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가? 시인의 수고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이른다. 세상에는 누군가의 고통과 희생으로 다른 사람이 생활에 편안함을 누리며 사는 게 이 세상의 이치다. 그렇다면 시인의 고통은 누군가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는, 의미가 큰 희생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이 시인의 자식들이든, 수많은 치매환자들의 가족이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