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7월이 오면 - 치매행致梅行 · 108 7월이 오면 - 치매행致梅行 · 108 洪 海 里 깐깐오월 깐깐하게 흘러가고 7월이 오면 애기초록 처녀초록 더욱 짙어져 초록초록 초록빛도 쇠어버리는 미끈유월 미끄러지듯 지나가고 어정칠월이라고 어정어정 다가올 칠월을 기다리며 산은 깊어질대로 깊어지고 바다는 맹수들의 전쟁이 한..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30
<시> 절벽 - 치매행致梅行 · 107 절벽 - 치매행致梅行 · 107 洪 海 里 미나리꽝 얼음 아래 푸른 숨소리 들리고 모진 겨울 이겨낸 매화꽃 봉오리 터지고 홑동백 절벽으로 뛰어내려 비 내리는 날 아내에게는 봄이 오는지 겨울이 오는지. * 동백꽃 : http://blog.daum.net/jib17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30
<시> 막막봄날 - 치매행致梅行 · 106 막막봄날 - 치매행致梅行 · 106 洪 海 里 비는 몸을 재끼면서 하늘거리는 몸짓으로, 아프게 팔랑팔랑 내리고 세상을 화안하게 밝혀서 푸석한 가슴속 오랫동안 잊고 살던 그리움 하나 깨어나고 있다 이 비 내리며, 멎으며, 겨우내 그리워하던 목숨들 물오른 목청 틔워 짝 찾아 나서고 모두..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30
<시> 천수만 수묵화 - 치매행致梅行 · 105 천수만 수묵화 - 치매행致梅行 · 105 洪 海 里 천수만의 천 수만의 철새 떼들 제각각 이리저리 몸 바꿔가며 우필羽筆로 하늘에 그리는 그림을 보면 동이 틀 때 해가 질 때 노을 배경의 황홀한 춤판이네 천무天舞에 홀린 고기 떼가 날아오르고 짜릿짜릿 하늘과 물속에서 그리는 그림과 춤..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30
<시> 은향銀鄕을 찾아서 - 치매행致梅行 · 104 은향銀鄕을 찾아서 - 치매행致梅行 · 104 洪 海 里 1 비 내리는 날 빗소리가 흔들린다고. 고독하지 않다고, 외롭지 않다고. 오늘도 해탈解脫하지 말라고. 2 네 발자국 물이 고이듯, 아득한 날 가만히 되뇌는 맹목盲目이란 말. 종일토록 읽어도 오독誤讀일 뿐인 나라, 바람으로 가고 물로나 ..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29
<시> 동짓달 열사흘 달 - 치매행致梅行 · 103 동짓달 열사흘 달 - 치매행致梅行 · 103 洪 海 里 도봉도서관 우이시낭송회를 마친 동짓달 열사흘 저녁 우이동 솔밭공원 앞가슴 풀어헤친 푸른 바다 어스레한 서녘으로 가고 있는 한 여자 쑥 내밀고 있는 쓸쓸한 배 무엇을 싣고 있는지 하늘이 기우뚱 중심을 잡고 있는 우주가 흔들 곧 적..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29
<시> 단상 - 치매행致梅行 · 102 단상 - 치매행致梅行 · 102 洪 海 里 '마지막 잎새'처럼 달랑 한 장 붙어 있는 12월 달력 한 해가 다 갔다 말하지 마라. 저 한 장 뒤에는 한해旱害 한해寒害를 버티고 있는 늘 처음인 영원이 있다. 우리도 딱 붙어 있으면 세월에 바래지 않을까 '처음처럼, 처음처럼' 하지만 색도 변하고 빛도 ..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29
<시> 적막한 봄날 - 치매행致梅行 · 101 적막한 봄날 - 치매행致梅行 · 101 洪 海 里 춘삼월 봄이왔다고 바람이 양지쪽에 수줍게 핀 양지꽃을 안고 하늘이 노랗게 물이 들도록 비벼대고 있다 뭘 보겠다고 저 난리들인지 모두 눈을 있는 대로 또랑또랑 뜨고 지상으로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그래도 궁금한 건 밑이다 밑구멍에는 ..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29
<시> 자리 - 치매행致梅行 · 100 자리 - 치매행致梅行 · 100 洪 海 里 나는 어디 있는가, 풀벌레 잣은 실로 지은 비단옷 입고 수평선 타고 가는 금빛 물고기와 노는 잠 못 드는 초록빛 영혼으로 비 갠 다음 무지개 빛깔로 길가 풀꽃 한 송이의 넓이를 차지한 하늘만 보이는 감옥 천야만야 수직 절벽의 해동청 떠 있는 자리, ..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29
<시> 봄은 몸에서 핀다 - 치매행致梅行 · 99 봄은 몸에서 핀다 - 치매행致梅行 · 99 洪 海 里 몸에 뿔이 돋아나면 봄입니다 뿔은 불이요 풀이라서 불처럼 타오르고 풀처럼 솟아오릅니다 연둣빛 버들피리 소리 여릿여릿 풀피리 소리 속없는 사람 귀를 열고 닫을 줄 모르는 한낮 봄은 몸에서 피어나는데 봄이 봄인 줄 모르는 사람 하나.. 시집『치매행致梅行』(2015) 2014.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