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동백꽃 - 보길도 시편 3 洪 海 里 기름기 잘잘 도는 섬 여인네 그녀의 정념보다 더 뜨거운 불 동백꽃이 피우는 불길은 기름 도는 초록빛 그 연기가 바다로 바다로 가서 섬을 만들고 섬마다 동백나무 불을 지펴서 떠도는 나그네 가슴 녹이네. 『꽃香 詩香』(미간) 2009.02.02
등꽃 등꽃 洪 海 里 5월의 가슴을 열면 눈과 마음은 멀었어도 보랏빛 등을 달고 둥둥둥 울리는 북소리 들린다 환호와 박수소리 쏟아져 내리고 황홀한 번개 침묵의 벼락 가랭이 사이 감추었던 화약으로 몽유병자의 환상을 무너뜨린다 생명을 살찌우는 죽음의 잠이 마음의 고갈을 적시면서 검은 빛으로 일어.. 『꽃香 詩香』(미간) 2009.02.02
용담꽃 용담꽃 洪 海 里 비어 있는 마당으로 홀로 내리는 가을볕 같이 먼저 간 이를 땅에 묻고 돌아와 바라보는 하늘빛 같이 이냥 서럽고 쓸쓸한 이 가을의 서정 슬픔도 슬픔으로 되돌아가고 아아 비어 있는 마음 한 자락 홀로 가득하다. 『꽃香 詩香』(미간) 2009.02.02
매화 피면 매화 피면 洪 海 里 하늘을 열기 위해 우주를 삼킨 네 눈에 모은 빛으로. 이 겨울 우리의 빈혈을 다수웁게 덥히면. 은은히 들려오는 피리소리 천상에서 내리고, 마주하고 나누는 넉넉한 달빛으로, 자기잔에 넘치는 마알간 술빛, 허기로 달래보는 이 계절의 위안이여. 『꽃香 詩香』(미간) 2009.02.02
한란 곁에서 한란 곁에서 洪 海 里 한겨울 솔바람소리 기나긴 밤은 짙어가고 얼어붙은 어둠을 카알 칼 자르고 있을 때 초저녁에 지핀 군불도 사그러들어 눈 쌓이는 소리만 유난스레 온 산 가득 들녘에까지 무거이 겹칠 때 은일한 선비들 칠흑을 갈아 휘두르는 묵필 끝없이 밤은 깊어가고 끝내는 아픔이란 아픔마저.. 『꽃香 詩香』(미간) 2009.02.01
채송화 채송화 洪 海 里 깨어진 눈물 알갱이가 모여 6월의 하늘에 피어 있다 미친 여자처럼 독한 소주 한잔 하고 고운 꿈을 펼치고 있다 장독대 옹기그릇 옆 8월 햇살이 집중해 있다. 『꽃香 詩香』(미간) 2009.02.01
장미 피다 장미 피다 洪 海 里 땅속 깊이 폭약을 품고 겨우내내 암중모색 ---. 아름다운 햇살 화승을 타고 솟아오르는 지열의 폭발. 하늘 가득 서양처녀들이 모여 발파작업을 하고 있다. 신들린 듯 신들린 듯 어질대는 현훈의 이승. 『꽃香 詩香』(미간) 2009.02.01
白木蓮 白木蓮 洪 海 里 달빛이 깨어지게 시리던 밤에 하늘에서 내려온 소복의 여인 나뭇가지마다 끝끝으로 앉아서 하이얀 비둘기를 날리고 있다 하늘 끝까지 하늘 끝까지 파도치며 오르는 날갯짓소리 한밤의 맑디 맑던 잠을 데불고 사라지는 아침의 서늘한 바람 새벽달만 조각조각 깨쳐버리고.. 『꽃香 詩香』(미간) 2009.02.01
라일락꽃빛소리 라일락꽃빛소리 洪 海 里 아스팔트 위 기진한 아지랑이 벅찬 신열로 자주꽃 속을 넘나드는 금빛새 종종종 자릴 옮기며 피고 있다 꽃술마다 오르는 불길 모닥불에 묻히는 하늘 불을 지피는 여학생들의 발뒤꿈치 하얀 어질머리 가락 꽃사태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암내같은 한 다발씩의 어.. 『꽃香 詩香』(미간) 2009.02.01
장미 장미 洪 海 里 겨우내 갈증으로 앓던 영혼의 목을 축여주는 너의 입술 어둔 잠에서 깨어 어질머리 나도록 오르는 불길 하늘에 펼치는 유월의 카아핏. 뉘에 올리는 제등이기 이리 향은 짙어라 입 다물고 소리치는 그대여 햇살은 사태 금빛 쾌청 하늘문을 여는 소리 들리고 문득 사라지는 파도여 불이여 .. 『꽃香 詩香』(미간) 2009.02.01